검색결과131건
연예일반

[단독] ‘노량’ 자막 알고 보니 이순신체… “난중일기 토대로 제작, 더 많이 사용되길”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 삽입된 자막은 폰트도 남달랐다. 11일 영화계에 따르면 ‘노량: 죽음의 바다’ 속 자막은 ‘이순신체’로 제작됐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을 잇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담아냈다. 제작진은 영화 속 자막을 이순신체로 만들어 의미까지 더했다. 이순신체는 2015년 한글날을 기념해 아산시에서 만들었으며 이 폰트의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인 2016년 이순신 돋움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아산은 충무공 이순신이 자란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때문에 아산시에서는 매년 이순신 장군을 테마로 ‘아산성웅이순신축제’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폰트 개발을 담당한 아산시 관계자는 “이순신체와 이순신돋움체는 이순신 장군의 강인함과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는 의미로 제작한 서체”라며 “이순신체의 경우 이순신 장군이 생전에 썼던 ‘난중일기’의 한문 서체를 토대로 만들었다. ‘난중일기’에 나와 있는 이순신 장군 특유의 힘 있는 필획과 주요 특징을 유지하면서 한글 서체가 갖춰야 할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폰트를 개발한 이후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등 여러 방송 매체와 유튜브 콘텐츠, 웹툰 등에 사용되면서 담당자로서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량: 죽음의 바다’에 활용됐다는 소식을 듣고 감회가 새로웠다”며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체인 만큼 더 많은 분들이 사용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이어 “이순신의 고장인 충청남도 아산도 함께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한편 ‘노량: 죽음의 바다’는 지난달 20일 개봉 이후 22일이 지난 10일까지 42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주인공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 역은 배우 김윤석이 맡아 열연을 펼쳤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11 14:38
프로야구

[IS 포커스] KS 단기전 준비하는 LG, 그리고 플럿코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를 앞둔 LG 트윈스가 '플럿코 변수'에 대비한다.LG는 15일 두산 베어스전을 끝으로 올해 정규시즌(144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선수단은 사흘 휴식 후 19일부터 KS 대비 훈련에 들어간다. 2군 훈련장인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합숙하면서 '이틀 훈련, 하루 휴식' 과정을 반복할 계획이다.KS는 최소 3~4명의 선발 투수가 필수적이다. 6차전까지 열린 지난해 KS에선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각각 4명의 선발 투수를 시리즈에 투입했다. 보통 외국인 투수 2명에 국내 투수 2명이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그런데 LG의 분위기는 약간 다르다. 외국인 투수로 케이시 켈리만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전반기에만 11승(1패)을 따낸 아담 플럿코가 사실상 전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플럿코는 지난 8월 말 왼 골반 타박상 문제로 1군 제외됐다. 당초 4주가량 공백기를 가질 것으로 전망됐는데 훨씬 길어졌다. 9월 복귀가 불발되더니 10월에도 마찬가지였다. 염경엽 LG 감독이 9월 말 "10월 초에는 무조건 돌아와야 한다. 그게 아니면 포스트시즌(PS)에서 쓰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플럿코의 몸 상태를 두고 여러 얘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 입장에선 안전하게 하려고 한다. 플럿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자기 몸"이라며 우회적으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부상 정도를 두고 선수와 구단의 간극이 벌어졌다.염경엽 감독은 선수에게 끌려가지 않았다. 10월 들어 2위 KT 위즈의 추격이 거셀 때도 켈리를 축으로 국내 선발 투수를 투입,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전반기 부진했던 켈리가 후반기(12경기, 평균자책점 2.90) 제 궤도에 오르면서 플럿코의 필요성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현재 분위기라면 KS 1~3차전 선발 투수로 켈리와 임찬규, 최원태가 유력하다. 순번이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세 선수로 3차전까지 치른 뒤 4차전부터는 상황에 따라 마운드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우승에 도전할 LG로선 '플럿코 변수'가 작지 않다. 한 구단 관계자는 "KS 우승을 차지한 구단마다 외국인 투수의 역할이 컸다. 그만큼 단기전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0년 NC 다이노스(마이크 라이트·드류 루친스키) 2021년 KT 위즈(윌리엄 쿠에바스·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그리고 지난해에도 SSG 랜더스(윌머 폰트·숀 모리만도)가 외국인 투수 2명을 앞세워 KS 정상에 올랐다. 투수들의 가을야구 경험이 많지 않은 LG로선 플럿코의 필요성이 더욱 클 수 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단호하다. 정규시즌에서 지켜온 기조를 KS에서도 이어 나갈 계획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0.17 05:30
프로야구

SSG 로메로 데뷔도 못하고 부상 퇴출, 엘리아스는 힐만과 에레디아의 지지

SSG 랜더스는 지난 4일 새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4)를 영입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는 퇴출당했다. SSG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뤄내고도 이례적으로 세 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숀 모리만도와 후안 라가레스는 부진했고, 윌머 폰트의 경우 미국 도전 의지가 컸기 때문이다. SSG가 폰트 대신 새롭게 찾은 에이스 후보가 바로 로메로였다. 로메로와 100만 달러(13억원, 인센티브 20만 달러 포함)에 계약했다.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의 커크 맥카티와는 77만 5000달러에 사인했다. SSG는 최소 80만 달러 이상을 허공에 날렸다. 로메로는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SSG는 2019년부터 브룩 다익손, 닉 킹엄, 아티 르위키, 이반 노바 등 매년 최소 1명의 외국의 투수를 바꿨다. 그들은 KBO리그 데뷔 후 부상과 부진으로 떠났다. 반면 로메로는 3월 초 스프링캠프에서 어깨를 다쳐 이탈했다. 단 한 번도 한국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짐을 쌌다. 로메로는 영입 전부터 우려를 샀다. 등, 팔뚝, 어깨 부상 이력이 있어서 내구성에 물음표가 찍혀서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하던 2020년 어깨 부상으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퇴출됐다. 2021년 도중 지바 롯데 마린스 교체 선수로 일본에 복귀, 지난해엔 총 115이닝을 던졌다. SSG도 부상 전력을 우려해 더블 체크를 했지만, 결국 한 번도 써보지도 못하고 내보냈다. 지금까지 김광현-박종훈-문승원-오원석 등 SSG의 국내 선발진이 잘 돌아갔다. 신인 송영진까지 힘을 보태면서 로메로의 영입 실패가 상대적으로 덜 도드라졌다. 최근 로메로는 구단의 허락 아래 미국에 돌아가 재활 치료를 이어갔다. 그런데도 별다른 호전을 보이지 않자, 김원형 SSG 감독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교체를 결정했다.SSG는 54만 달러(7억원)에 계약한 엘리아스만큼은 실패 확률을 줄이고자 여러 경로를 통해 검증했다. 올해 SSG가 구단 컨설턴트로 선임한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자신의 네트워크를 통해 엘리아스에 대한 평가를 체크했다. SSG는 "(엘리아스의) 기량과 인성 모두 양호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함께 뛴 적 있는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엘리아스는 착한 성격을 지녔다"고 구단에 전했다.SSG 구단은 "엘리아스는 구위, 제구, 변화구 구사 능력, 경기 운영 등 선발투수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두루 갖춘 완성도 높은 좌완 투수"라며 "직구와 같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던지는 체인지업 및 커브의 움직임이 예리해 다양한 레퍼토리의 투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엘리아스는 이르면 5월 말 한국 무대에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08 00:08
프로야구

우승 후보 제외, 이탈자 많은데 잘 나가는 1위 SSG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가 2023 시즌 초반에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SSG는 24일 기준으로 12승 6패, 승률 0.667을 기록하며 2위 LG 트윈스(13승 7패, 승률 0.650)를 따돌리고 순위표 가장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SSG는 지난해 정규시즌 단 한 번도 1위에서 내려온 적 없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정상에 올라 창단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궜다. 하지만 올 시즌 '우승 후보'에서 SSG는 LG와 KT 위즈에 밀렸다. 일간스포츠가 개막 전 7명의 해설위원을 상대로 한 우승 예상 팀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2명(복수 구단 응답)의 선택을 받는 데 그쳤다. 막상 뚜껑을 열자 SSG가 가장 오랜 기간 선두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 6일 처음 단독 선두에 오른 뒤 열흘 넘게 지킨 자리를 16일 뺏겼다. 그러나 SSG는 지난 주말 키움 히어로즈의 3연전을 싹쓸이하는 등 최근 4연승을 내달리며 일주일 만에 선두를 되찾았다.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3승 6패(평균자책점 2.69)를 올린 윌머 폰트를 대신해 에이스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애니 로메로가 스프링캠프 기간 고질적인 어깨 통증으로 이탈했다. 개점휴업 상태. SSG는 새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고 있다. 김광현도 어깨 염증으로 열흘간 1군을 비웠다.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한 박종훈은 연이은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우승 포수' 이재원은 타율 0.043의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2군에 내려갔다. 시범경기 타율 0.385를 올린 추신수는 정작 개막 후 타율 0.204로 부진하다. 투타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비웠다. 이런 상황에서도 SSG는 우승팀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전체 18경기 가운데 3점 차 이내 승부가 15회나 된다. 이 승부에서 11승 4패로 집중력을 자랑한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이기는 경기에서는 타선이 점수를 1점이라도 더 뽑아서 필승조와 마무리를 아끼고 싶다"고 말했다. SSG는 역전승이 10회로 가장 많고,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 100% 자랑하고 있다. 새롭게 합류한 자원들이 큰 활력소다. 커크 맥카티는 최근 3경기 20이닝 동안 무자책(2실점) 호투를 펼치고 있다. 길레르모 에레디아는 타율 0.333를 기록, 공수 모두에서 좋은 모습이다. 올해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입단한 송영진은 1승 평균자책점 1.42를, 1라운드 5순위 신인 이로운은 2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고 있다. 김택형과 장지훈, 조요한 등이 한꺼번에 입대하면서 큰 우려를 산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1위(2.08)를 질주하고 있다. 백승건과 최민준, 노경은이 허리진을 든든하게 받치고 마무리 서진용이 뒷문을 든든하게 잠근다. 선두 싸움의 분수령은 이번 주중 LG와의 3연전이다. SSG 최주환은 "LG전에 많이 찾아와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4.24 16:41
프로야구

글러브 한 끗 차이‥'41년 역사상 전무' 퍼펙트게임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지난 18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사가 탄생할 뻔했다. 삼성 선발 백정현이 8회 1아웃까지 안타와 볼넷을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으며 ‘퍼펙트게임’에 근접했다. 22명의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던 백정현이 다섯 타자만 더 잡아냈다면 KBO리그 최초 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대기록은 이뤄지지 않았다. 백정현이 에디슨 러셀의 땅볼을 잡으려다가 공이 글러브에 맞고 튕겨 나가면서 내야 안타가 된 것. 투수의 글러브를 맞지 않았다면 유격수 땅볼이 됐겠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시원한 안타나 볼넷이 아니라 불운으로 기록이 깨져 아쉬움이 더했다.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말아야 하는 퍼펙트게임. KBO리그 41년 역사상 퍼펙트게임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정규 이닝(9이닝) 퍼펙트나 이에 근접한 사례는 여러 번 있었지만,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거나 눈앞에서 기록이 깨졌다.퍼펙트게임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2022년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윌머 폰트였다. 폰트는 지난해 4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9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KBO리그 첫 9이닝 퍼펙트가 탄생한 순간이었지만, ‘퍼펙트게임’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타선이 1점도 내지 못하면서 승부가 연장으로 흘러갔고, 10회 폰트가 강판되면서 퍼펙트게임은 이뤄지지 못했다. 1997년 한화 이글스 정민철도 퍼펙트게임을 목전에 뒀다. 5월 23일 OB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회 1아웃까지 완벽투를 펼치던 정민철은 심정수를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으나, 포수 강인권(현 NC 다이노스 감독)의 포일 낫아웃으로 주자를 출루시켰다. 이후 정민철은 경기 끝까지 안타나 볼넷 없이 경기를 마치며 무4사구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1988년 빙그레 이글스의 이동석도 불운으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지 못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동석은 4월 17일 광주 해태 타이거즈전에서 단 한 개의 안타와 볼넷을 내주지 않았으나, 야수 실책 2개로 주자를 내보내면서 퍼펙트가 깨졌다.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베어스)도 2007년 10월 3일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에서 9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으나, 강귀태에게 안타를 맞고 강판 됐다.백정현처럼 8회 1아웃에서 대기록이 깨진 사례도 여럿 있었다. 2018년 넥센(현 키움)의 최원태는 4월 19일 고척 NC전 8회 1사에서 최준석에게 2루타를 내주며 기록이 깨졌다. 타구가 우익수 이정후의 글러브를 맞고 나오면서 안타가 됐다. 2012년 6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선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던 이용훈(롯데)이 8회 1사에서 안타를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용훈은 2011년 2군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선수로, 1군 최초는 물론 1, 2군에서 모두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선수로 기록될 뻔했다. 이처럼 퍼펙트게임은 실력뿐 아니라 운도 따라줘야 하는 어려운 대기록이었다. 아무도 밟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기록, 앞으로 KBO리그에서 누가 언제 퍼펙트게임의 첫 주인공이 될지 주목된다. 윤승재 기자 2023.04.19 14:35
프로야구

SSG·두산·NC·한화 울상…외국인 선수 부상, 초반 판도 변수

외국인 선수 '건강'이 프로야구 초반 변수로 떠올랐다.2023시즌 KBO리그가 1일 개막한 가운데 외국인 선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외국인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SSG 랜더스는 울상이다.SSG 에니 로메로(32)는 지난달 6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연습경기에서 어깨 통증 탓에 투구를 중단했다. 부상으로 인한 '개점휴업'이 길어지면서 교체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프로야구 스카우트 사이에선 "최소 3개월 결장"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워낙 민감한 부위를 다쳐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을 보유한 SSG지만 영입 당시 1선발로 기대를 모은 로메로의 이탈은 뼈아프다.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로메로가 지난해 윌머 폰트(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했던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SSG로선 큰 악재"라며 "폰트는 승리도 승리인데 이닝을 많이 끌어줬다. 김원형 감독이 고민이 많은 거 같다"고 말했다. 폰트는 지난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며 팀 내 최다 184이닝을 책임졌다. 이종열 위원은 "팔꿈치가 아닌 어깨는 한 번 아프면 (재활 치료를 하다가) 반년 정도가 그냥 지나갈 수 있다. 빠른 결정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조언했다.두산 베어스 딜런 파일(27)도 장기 이탈 중이다. 딜런은 호주 스프링캠프 라이브 피칭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았다.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후유증을 우려해 선수단과 함께 입국하지 않고 며칠 더 호주에 머물렀다. 지난달 12일 '지각' 입국한 뒤 곧바로 병원 검진을 받았는데 골 타박으로 인한 어지럼증 진단과 함께 4주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사실상 4월 1군 복귀가 쉽지 않아 국내 선발진의 부담이 가중되게 됐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4주 후 투구를 준비하는 기간까지 고려하면 5월 초 정도로 복귀 시점을 예상한다. 상황을 조금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한 달 이상 실전 투구가 없으면 2군 경기 등을 통해 경기력을 키우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렇게 되면 복귀 시점이 뒤로 더 밀릴 수밖에 없다.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와이드너(29)도 시범경기 막판 쓰러졌다. 와이드너는 지난달 28일 KT 위즈와 시범경기 최종전 등판을 앞두고 전날 러닝 훈련 중 허리를 삐끗했다. 검진 결과는 허리 디스크 신경증. 과거 다쳤던 부위기 아니어서 우려가 크다. NC 구단 관계자는 "일단 휴식하면서 경과를 봐야 복귀 시점이 나올 거 같다. 지금은 회복까지 어느 정도 걸린다고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웨스 파슨스의 허리가 좋지 않아 고생했다. 이번에 외국인 선수와 계약할 때 허리를 정밀 검사해서 뽑았는데 이렇게 되니까 당황스럽다. 추운 날씨에 허리가 조금 놀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전했다. NC는 새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가 시범경기(3경기, 평균자책점 0.71)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1일 개막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와이드너의 이탈로 100% 전력을 갖추지 못한 채 장기 레이스를 시작했다.한화 이글스 개막전 선발 투수였던 버치 스미스(33)는 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스미스는 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뒤 자진강판했다. 통증을 느낀 부위가 어깨라 구단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3일 오전 검진 예정"이라고 밝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03 08:17
프로야구

[IS 포커스] “기대치는 왼손 폰트” 로메로, 관건은 내구성뿐

SSG 랜더스는 지난해 외국인 선수 계약에서 '중박' 이상을 거뒀다. KBO리그 2년 차 윌머 폰트(13승 6패 평균자책점 2.69)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반 노바와 케빈 크론은 시즌 중 부진으로 교체됐지만, 대체 선수가 모두 활약했다. 숀 모리만도(7승 1패 평균자책점 1.67)와 후안 라가레스(타율 0.315 6홈런)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기여했다.검증된 외국인 선수들과 1년 더 함께할 수 있으나 SSG는 전면 교체라는 모험을 선택했다. 폰트 대신 애니 로메로(32)를 영입했고, 모리만도의 자리는 커크 맥카티(28)가 채운다. 외국인 타자로는 라가레스와 같은 외야수인 기예르모 에레디아(32)와 계약했다.외국인 선수는 구단의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 그래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 특히 검증된 외국인 에이스였던 폰트의 가치가 컸다.빈자리 이상으로 새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 SSG 관계자는 “로메로는 왼손 폰트, 맥카티는 모리만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기대치”라며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1선발 기대를 받는 로메로는 아시아 야구 경력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데뷔한 그는 최근 4년 동안 일본프로야구(통산 17승 19패 평균자책점 3.60)에서 뛰었다.SSG가 로메로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유는 '탈 KBO리그급' 구위 때문이다. 로메로는 최고 시속 164㎞의 강속구를 자랑한다. SSG 관계자는 "지난해 폰트가 직구 구위를 믿고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를 보고 던지는 투구(pounding)로 효과를 봤다. 로메로도 직구 스트라이크만 잘 던지면 타자가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폰트 말고도 비교 대상이 있다. SSG 관계자에게 역시 시속 160㎞를 던졌던 로버트 스탁(전 두산 베어스)과 비교해 달라고 하자 "직구 구위는 비슷하다. 다만 왼손 투수라는 장점이 있고, 변화구도 조금 더 나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로메로의 주 무기는 슬라이더와 서클 체인지업이다. 직구와 슬라이더만 구사하던 스탁에 비해 무기가 많다. 맥카티의 페이스도 순조롭다. 맥카티는 지난달 29일 진행한 불펜 투구에서 최고 시속 146㎞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조웅천 투수 코치도 맥카티를 두고 “직구의 힘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고 주 무기인 커터·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제구가 안정적이고 구위도 좋다”고 호평했다.SSG는 두 투수의 기량을 걱정하지 않는다. 유일한 변수는 내구성이다. 로메로는 지난 2020년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바 있다. 일본 매체 베이스볼킹은 “로메로는 일본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적 없다”고 지적했다. 맥카티 역시 KBO리그 규정 이닝(144이닝)을 넘겨본 건 2018년(146과 3분의 1이닝)가 전부다.이닝 이터로서는 폰트 만큼 해내기 쉽지 않다. 폰트는 지난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6회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불펜이 취약했던 SSG는 폰트 등판일만큼은 필승조 소모를 최소화했다. 올해는 다르다. 로메로와 맥카티 모두 폰트보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불펜진도 마무리 김택형의 입대로 인해 약해졌다. 김원형 SSG 감독에게 새로운 카드에 맞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다.차승윤 기자 2023.02.05 13:17
연예일반

‘탄생’ 윤시윤 “이 모자란 연기자를 김대건 신부로… 감사하고 영광”[일문일답]

한국 최초의 신부이자 성인의 반열에 있는 김대건 신부를 연기한다는 건 어떤 마음일까. 배우 윤시윤에게 영화 ‘탄생’은 쉽지 않은 작품일 수밖에 없었다. ‘탄생’ 개봉을 기념해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윤시윤과 만났다. 영화 주연으로서 느낀 무게감과 김대건 신부를 연기하기 위해 했던 노력에 대해 윤시윤은 그저 웃으며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무게와 책임을 견디며 계속 배우고 겸허하게 나아가는 것. 그것이 윤시윤이 배우로서 살아온, 또 살아갈 방식이다. -‘탄생’이 극장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탄생’은 지금 종교의 토대가 된 초기 종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어떠한 교훈을 전달하겠다는 그런 목적이 아니고 초기 종교의 면면을 그리다 보니 편하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아직 보지 않은 관객들께서는 ‘초기 종교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영화에서 김대건 신부를 연기하게 됐나. “사실 내가 그 제안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드라마의 경우에는 편성이 되면 중간에 무슨 일이 조금 있더라도 시스템에 의해 쭉 가는 게 있는데 영화의 경우 변수가 생기면 중단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나는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도 아니고,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내가 주인공이라는 것으로 영화를 끌고 나갈 수가 없다. 그래서 대단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 ‘시나리오는 너무 좋은데 문제없을까요’라는 게 내 입장이었다. 제작사 대표님께서 ‘다른 건 몰라도 배우만큼은 책임지고 부끄럽지 않은 배우로 스크린에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 나를 믿고 따라오라’고 하시더라. 그 말이 위로가 됐다. 가끔 ‘이 모자란 연기자에게 영화를 시켜주고 스크린에서 부끄럽지 않게 나올 수 있도록 해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탄생’ 속 김대건 신부에 대해 어떻게 접근했나. “새 시대를 열었던 개척자라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어떤 학문을 하든 간에 역사를 배우지 않나. 뿌리에서 정통성이 나오기 때문에 종교적으로는 엄청나고 위대한 인물인 게 당연하고, 사상적인 부분에서도 개척자라는 생각을 했다. ‘평등’이라는 개념이 그 시대에만 해도 지금 우리가 느끼는 것처럼 ‘좋은 것’, ‘진보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마 엄청 파격적인 개념이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김대건 신부님은 개척자가 아닌가 싶다.” -공부도 많이 했을 것 같다. “일단 순교지들은 다 가봤다. 감독님이 보내주신 책도 봤고, 우리나라에 있는 김대건 신부 관련 자료들은 웬만하면 다 찾아보고 공부하려고 했다. 미사를 할 때의 라틴어 같은 경우에는 실제 신부님들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워낙 동안이라는 이미지인데 영화에서 수염을 붙인 장면을 보니 잘 어울리더라. “아니다. 사실 수염 정말 안 어울린다. 나는 하루라도 면도를 안 하면 안 되는 사람이다. (웃음) 사극을 할 때도 항상 ‘수염 붙어야 할까요’라고 물어본다. 이번에도 고민을 많이 했고, 잘 어우러지게 나올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외국어 연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한 가지를 고민했다. 욕심부리지 말자고. 이상하게 유창하게 말하려고 하면 할수록 원어민들이 듣기엔 이상해지는 거 있지 않나.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자신들이 느끼는 한국식으로 표현을 하면 어색하게 들리기 때문에 나는 이번 작품에서 또박또박 말하려고 했다. 또 일부러 행동도 더 크게 했다. 그냥 앉아서 얘기할 때랑 움직이면서 얘기할 때의 억양이 다르니까, 외국어를 잘하지 않아도 움직이고 가리키면서 얘기하면 듣는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 라틴어의 경우 영화에서 나온 표현들이 옛날 언어라고 한다. 지금의 라틴 분들도 알아듣기 어려운 말이라고 들었다. 어쨌든 어떻게든 공부를 해야 하니까 시각화를 했다. 음절을 다섯 개 색으로 나눠서 어떤 건 빨강, 어떤 건 보라 등으로 표시를 했다. 또 어떤 단어는 폰트를 13으로, 어떤 단어는 11로 표기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그림으로 외운 거다. 색과 모양으로.” -라틴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데 가장 힘들었던 언어는 무엇인가. “프랑스어의 깨무는 발음이 어려웠다. 하도 입술을 깨물며 연습을 하다 보니 입술이 헐었다. 어느 날 아침밥 먹는데 아파서 보니까 입술이 헐어서 아픈 거였다. ‘탄생’에 보면 내가 산속에서 헤매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입술이 부르터있는데 그게 실제 상처다. 상처 위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니 그렇게 표현이 됐다.” -영화 속에 순교 장면도 나온다. “솔직히 이번 영화는 종교를 떠나서 연기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지점들이 많았다.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늘 고민했다. 순교 장면 같은 경우에는 민망하지만 너무 긴장돼서 부모님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께 어디냐고 묻고 ‘(순교 장면 촬영까지) 두 시간 남았는데 내려와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실제 가족들이 서울에서 충청도 촬영장까지 내려왔다. 30분 정도 기도하고 들어갔다.” -가족들과 어떤 시간을 보냈나. “차에서 멍하니 30분 정도를 같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탄생’ 속 많은 등장인물이 순교로 끝을 맺는다. 때문에 대기실 같은 곳에서 각자 신앙 이야기를 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고, 촬영 전에 기도하고 들어가는 분들도 많았다. 사실 순교에 앞서 감독에서 윤경호 선배와 만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도 굉장히 부담이 많이 됐다. 옥사에 들어가서 리허설을 하려고 하는데 형이 먼저 와 있더라. 눈을 감고 기도하는 형을 보곤 눈물이 핑 돌았다. ‘아, 이 장면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아마 그런 마음으로 임하지 않았을까 싶다.” -육체적으로 고생한 장면들도 많았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우리 영화가 ‘미션’ 같은 작품과 비교될 줄 알았는데 막상 보신 분들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 (웃음) 근데 육체적으로 고생한 건 괜찮다. 내 연기적인 에너지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다가갈 수 있겠나. 그 부분에서 나는 내 한계를 너무나도 잘 안다.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관객들이 내 연기만 본다고? 나조차도 내 연기를 그렇게 보기 싫다. 하지만 연기 외에 환경적인 부분들이 뒷받침이 되면 사람들이 내 연기를 볼 수 있게끔 하는 힘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편안한 데서만 촬영하는 거 불안하다. 고생한 만큼 그림이 많아지고, 그만큼 많은 분이 봐주시니까 감사할 뿐이다. 또 나는 젊고 건강하니까 그런 고생스러운 장면도 찍을 수 있는 거라고 본다.” -침몰할 것 같은 배를 타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는데. “바이킹처럼 생긴 수조 세트에서 촬영했다.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서 안전 로프를 하고 찍었다. 거기서 밑을 보면 진짜 아찔하다. 그 수조에 배를 하나 띄워놓고 찍는데, 실제로 배가 90도에서 100도까지 기울어진다. 사람이 데구루루 구를 정도다. 밤 장면이었어서 밤부터 해 뜰 때까지 찍었다. 워터 캐논의 경우 한 번 쏘면 사람이 여기저기로 밀려난다. 그러고 나면 다시 2시간 걸려서 물을 채워야 했다. 신기한 게 막상 위에서는 멀미가 안 나는데, 다 찍고 내려오면 멀미가 나더라. 그 장면을 찍고 ‘현재는 아름다워’ 촬영장에 가서 사랑 이야기를 하는데 앞에 배우가 눈앞에서 막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올해 ‘현재는 아름다워’와 ‘탄생’ 등 두 작품으로 대중과 만났다. “배우로서 영광이다. 다시 이런 행복한 순간을 누리기 위해 많은 걸 채워 넣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업그레이드시키고 싶다. 개인의 삶에서 성장하지 못 하면 연기에서도 똑같은 걸 보여드리게 될 것 같다. 하나 꿈을 꾸자면 10년쯤 후에 이런 좋은 해가 또 왔으면 싶다.” -목표가 있다면. “연기를 잘하고 싶다. 사실 한국영화를 편하게 본 적이 없다. 즐길 수가 없어서. ‘나라면 저거 못 했을 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흔히 근손실이라는 말을 하지 않나. 그것과 비슷하게 나도 연기를 잘하고 싶으면 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야 조금 대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괜히 쉬면 안 될 것 같다.” 윤시윤이 김대건 신부를 연기한 영화 ‘탄생’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으며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12세 관람가.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2.12 12:55
프로야구

[조아제약 시상식] 최고의 별로 우뚝선 이정후, 그리고 그의 '가족'

이변은 없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별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였다. 이정후는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2017년 조아제약 시상식 신인왕 출신인 이정후는 지난해 최고타자상에 이어 데뷔 6년 만에 프로야구 연말 시상식 중 최고 영예인 조아제약 대상을 품에 안았다. 히어로즈 소속 선수가 조아제약 대상을 받은 건 역대 네 번째이자 2014년 내야수 서건창(현 LG 트윈스) 이후 8년 만이다. 이정후는 지난달 14일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 사단법인 일구회가 선정한 2022년 최고타자였다. 사흘 뒤 열린 KBO 시상식에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기자단 투표에서 총 107표 중 104표(득표율 97.2%)를 획득, 1994년 MVP에 오른 '바람의 아들' 이종범(현 LG 코치)에 이어 한·미·일 사상 첫 부자(父子) MVP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관심이 쏠린 조아제약 시상식 대상까지 손에 넣으며 '이정후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정후는 올 시즌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존재감을 뽐냈다. 정규시즌 142경기에 출전,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2연패를 포함해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퍼펙트 타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7개였던 홈런을 3배 이상 늘려 유일한 약점이던 장타까지 개선한 모습이었다. 이정후는 지난 7월 KBO리그 최연소(23세 11개월 8일)이자 최소경기(747경기) 1000안타를 달성하기도 했다. 수비에선 물 샐 틈 없는 모습으로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자리매김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센터 라인의 중심을 잡았다. 오는 9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 외야수 부문에서 5년 연속 수상이 유력하다. 활약은 가을에도 이어졌다. 키움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끈 이정후는 포스트시즌(PS) 15경기에서 타율 0.355(62타수 22안타)로 맹활약했다. 아쉽게 구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지만, 그의 활약만큼은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정후는 대상 수상 후 "이 자리에서 신인왕부터 대상까지 받게 됐다"며 "많이 도와주신 선배님, 감독님, 단장님들 앞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아버지를 (넘어서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야구를 시작했는데 (이제) 내 이름으로 야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종 목표가 아버지를 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아버지 말씀을 새겨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조아제약 시상식은 이정후의 '가족 잔치'이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 이종범 코치는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기념한 '스포츠토토 포토제닉상' 주인공으로 단상에 올랐다.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이 코치는 1994년 10월 일간스포츠 사진부장을 역임한 고(故) 서용석 기자와 협업해 이른바 '금(金)종범' 사진이 탄생했다. 그해 타격 4관왕에 MVP까지 차지한 그의 위상을 한 컷의 사진으로 담아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종범 코치는 “(사진을 찍었을 때) 내 나이가 정후 나이였는데 MVP를 받았다. 11월 초 (추운 날씨에) 상상이 가실지 모르겠지만, 페인트를 5시간 반 정도 칠했다. 지금 선수들한테 하라고 하면 안 찍을 건데, 정말 힘들었다. 이런 시절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종범 코치의 수상 순간 이정후와 함께 꽃다발을 들고 단상에 오른 건 고우석(LG)이었다. 고우석은 내년 1월 이 코치의 딸이자 이정후의 여동생 가현 씨와 화촉을 밝힌다. 이종범 코치는 "한 명은 아들이고 한 명은 사위(고우석)다. 상당히 기분이 이상하다"며 "(고우석은) 며칠 있으면 가정을 이루는데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했으면 한다. 이정후는 부담 많았을 텐데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고우석은 조아제약 시상식에서 예비 장인과 예비 매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최고구원투수상을 받았다. 고우석은 올 시즌 61경기에 등판,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구원왕에 올랐다. 리그에서 20세이브 이상 올린 6명의 마무리 투수 중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는 "화려함과 거리가 먼 구원 투수에게 상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리그에 뛰어난 구원투수가 많아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내년에 더 좋은 상을 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자리에서 얘기하는 게 어렵다. 가볍게 얘기하자면 (예비 아내가) 울면서 집(친정)으로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01 17:00
프로야구

[IS 피플] 왕자(王子)에서 왕자(王者)로…정상 오른 김원형 리더십

김원형(50) SSG 랜더스 감독은 선수 시절 '어린 왕자(王子)'로 불렸다. 곱상한 외모로 마운드를 지킨 쌍방울 레이더스의 스타 중 한 명이었다. 데뷔 첫해인 1991년 당대 최고의 에이스 선동열(해태 타이거즈)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고, 1993년 최연소 노히트 노런(만 20세 9개월 25일)도 기록한 에이스였다. 그래서 감독이 된 지금도 팬들은 그를 '왕동(왕자+감독의 합성어)님'이라고 부른다. 외모와 달리 커리어는 험난했다. 통산 20시즌 134승 144패를 기록했다. 통산 110승 이상을 거둔 투수 중 패전이 더 많은 이는 그뿐이다. 재정이 어려운 쌍방울과 신생팀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서 울퉁불퉁한 커리어를 이어갔다. 커리어 후반부인 2007년에야 첫 우승을 경험했다. 마운드를 떠난 왕자는 지도자로 변신했다. 친정 팀 SK의 코치로 시작해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에서도 투수 코치와 수석 코치로 경험을 쌓았다. 2021시즌에는 감독으로 친정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한국시리즈(KS) 패권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1위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12년 만의 팀 통합 우승까지 이뤄냈다. 우승의 과정에서 김원형 감독의 존재감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모기업 SSG의 역대급 투자 덕분이라는 평가가 따랐고, 김원형 감독 스스로도 몸을 낮췄다. 그는 “선수 때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이 강했다. 감독으로서도 선수들에게 그렇게 다가갔다. 더 성숙한 어른이 돼야 했는데, (그걸 받아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수차례 꺼냈다. KS 중에는 “이판사판이라 생각하고 (흔들리던) 박종훈을 믿었다”, “김강민의 대타 기용을 깜빡하고 있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에 팬들은 김원형 감독을 ‘운장(運將)’이라고 불렀다. 김원형 감독은 SK-SSG로 이어지는 23시즌의 역사를 통틀어 나온 첫 프랜차이즈 출신 감독이다. SSG 선수단에는 십여 년 전 '왕조' 시절 김 감독의 후배로 함께했던 스타들이 많았고, 그는 그 장점을 잘 살려냈다. KS MVP(최우수선수) 김강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목표가 세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감독님의 재계약이었다. 감독님과 개인적인 인연도 길었고, 베테랑과 소통을 잘해주셨던 분이다. 감독님은 '나도 감독이 처음이다 보니 생각대로 잘 안 될 때도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떠올렸다. 이어 "우리는 감독님과 선수단이 잘 어우러져서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였고, 그게 잘 되어서 우승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기전에서 승부사 기질도 뛰어났다. '134승 투수'다운 과감한 투수 기용으로 기세등등했던 키움 히어로즈 타선을 잠재웠다. 커리어가 더 뛰어난 박종훈보다 현재 컨디션이 좋았던 오원석을 진작부터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오원석은 3차전에서 호투(5와 3분의 2이닝 1실점)했고, 박종훈도 불펜으로 3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다. 실패로 끝났지만 1차전부터 숀 모리만도를 불펜 기용하는 강수도 주저하지 않았다. 필승조 김택형의 구위가 불펜 투수 중 가장 좋은 걸 확인하자 6경기 중 5경기에 등판시켰다. 김택형은 위기 상황 등판과 멀티 이닝 소화에도 무실점 철벽투를 펼쳤다. 우승을 결정한 6차전에서도 초반 실점에도 폰트의 구위를 믿고 7과 3분의 2이닝 동안 투구하게 했고, 남은 이닝을 네 개를 김택형-박종훈-김광현에게 나눠 던지게 했다. 왕자(王子)는 이제 왕자(王者)에 걸맞은 사령탑이 됐다. '왕동님' 체제는 계속된다. SSG 구단은 시리즈를 마치기도 전인 지난 7일 김원형 감독과 재계약을 결정하고 발표했다. 그가 '명장'으로 향하는 길의 첫걸음을 확실하게 내디뎠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10 08:35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